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MS는 IE8에 '호환성 보기'라는 기능을 만들었습니다. 사용자가 IE8로 어떤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깨져 보인다면, '호환성 보기'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그러면 IE8는 그 사이트를 IE7 엔진으로 렌더링합니다.
그런데 MS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MS가 관리하는 비호환 사이트 목록'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즉, IE8에서 깨지는 사이트의 목록을 미리 만들어두고, 이 목록에 들어가 있는 사이트는 자동으로 IE7 엔진으로 렌더링되게 하겠다는 것이지요.

사실 처음 봤을 때부터 상당히 개그스러운 느낌이 들긴 했는데... 생각해보세요. IE8에서 깨지는 사이트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수십만 개는 되겠지요. 이 중에서 유명한 사이트만 관리한다고 해도, 목록이 수천 개만 되어도 MS로서는 엄청난 작업이겠지요. 그런데 이걸 진지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아무튼, 며칠 전에 MS가 정한 IE8 비호환 사이트 2400개가 밝혀졌습니다. 정확히는 2397개인데, IE8 주소 표시줄에 res://iecompat.dll/iecompatdata.xml 를 입력하면 볼 수 있습니다.
일단 구글, 야후, MSN, 바이두, 이베이, 블로거닷컴, 아마존, 위키백과, 유튜브, CNN, 페이팔 등 웬만한 대형 사이트는 전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국 사이트로는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옥션, 엠파스, 지마켓, 파란, 인터파크, 이글루스, 아프리카 등 한국인이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라고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있습니다. 심지어, microsoft.com도 있습니다.
목록을 직접 보고 나니 회의는 더욱 깊어집니다. 전 세계 사이트 중 트래픽 순위로 상위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넣은 모양새인데, 이게 정말 의미가 있나요? 전 세계 사용자가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는 대부분 목록에 있으니, 결국 대부분의 경우에 IE7 엔진을 쓰게 되고, IE8에서 개선된 성능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MS는 이 기능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위해 만든 것'이라며, '기본값이 아니다'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더욱 이해가 안 갑니다. 이런 기능이 기본값이 아니면, 이 기능 자체가 묻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누구는 호환성 목록을 켜고 누구는 끄면, 같은 사이트가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렌더링될 수 있으므로 혼란이 가중될 것입니다. 이것을 막으려면 웹 개발자가 MS에 호환성 목록에서 사이트를 빼주길 요구하거나 사이트에 'IE8 인증' 메타 태그를 넣어야 할 텐데, 이것도 이것대로 삽질이군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웹 표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것 저것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오랫동안 방치해둔 문제이다 보니 이런 식으로 고육지책이라도 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안쓰럽군요.
Microsoft’s IE 8 incompatibility list: 2,400 major sites (and counting)
Just The Facts: Recap of Compatibility View
Posted by 랜덤여신


ie8-compatibility-list.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