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결문은 이렇습니다.
"피조사인(금융결제원)은 공인 인증서 발급 서비스 시장에서 약 6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중략)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인정됨."
"그러나 전자서명법상 피조사인이 모든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 공인 인증서 발급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중략) 피조사인의 행위는 국내 웹 브라우저 시장의 구조 및 현황에 따른 사업 활동으로 보이며, (중략) 공인 인증서 발급 가능 여부가 웹 브라우저의 선택에 핵심적인 판단요소라고 보이지 않으므로, 피조사인이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했다고 보기 어려움."
"그러나 대다수의 소비자가 윈도우 및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은행 또는 인터넷 쇼핑몰 등이 윈도우 및 인터넷 익스플로러 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피조사인의 행위가 소비자의 전자거래 등 인터넷 이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피조사인이 소비자에게 불편을 초래했다고는 보이나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하였다고 보이지 않음."
즉, 금융결제원이 소비자에게 불편을 준 것은 맞지만, 그것이 소비자로 하여금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선택하게 만들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으므로,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공인인증서는 한국에서 인터넷 뱅킹을 하려면 꼭 필요합니다. 또한 IE 사용자가 파이어폭스를 쓰지 못하거나, 윈도우 사용자가 리눅스를 쓰기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인인증서 발급 업체가 파이어폭스 및 리눅스를 지원하지 않아서, 인터넷 뱅킹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즉, IE 사용자에게만 공인인증서 발급을 지원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MS 윈도우 및 IE 독점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물론 MS 독점에는 다른 이유도 많습니다. 따라서 공정거래위가 IE 전용 공인인증서를 주된 이유로 판단하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인터넷 뱅킹에 크로스 플랫폼 바람이 불려면, 우선 금융결제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전자 정부도 일부 기능을 리눅스와 맥에서도 가능하도록 개선한 상태이지요. 문제 인식이 중요한 것 같아요.
크로스 플랫폼을 명시하는 관련 법 조항이 미비한 것도 참 안타깝군요. 미국의 섹션 508 같은 강제력 있는 법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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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 전문
Posted by 랜덤여신

